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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하라 가즈코 - 도망치고 싶을 때 읽는 책

정수열 2022. 6. 26. 12:21
[도망치고 싶을 때 읽는 책]
저자 : 이시하라 가즈코
출판 : 홍익출판사
발매 : 2022.06.26

제목이 다소 직설적이다. 도망치고 싶을 때 읽는 책.. 살면서 이런 충동을 한번 쯤, 혹은 매일매일 느끼는 사람이 있을 거다. 

나는 후자에 속한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은 소소하게 바람처럼 그런 느낌이 왔다 가는지. 아니면 매일 묵직한 짐을 진 채 살아가는지. 스스로에게 늘 자문하라고 저자가 말해준다. 또한, 일상적으로 생기는 내적 갈등이나 싱황에 대해서도 대처하는 방향에 대해서 단순한 충고로 설명해주지 않는다. 대신에 자신의 마음이 불편하면 늘 도망가도 좋다고, 그리고 도망가기 전에, 다음의 것들을 시도해보라고 저자는 말해준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부하 사원인 내가 회사에서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었어요. 프로젝트 총괄자인 부장님의 지시에 따라 일을 잘 해내고 있는데, 사사건건 선배가 내 일에 참견하면서 '이렇게 하는거 아니고 내 방식대로 해봐'라고 늘 간섭하네요. 객관적으로 봤을 때는 부장님의 말씀이 맞는데, 옛날에 선배의 말을 무시하고 일을 진행했다가 이상한 방식으로 보복을 당한 경험이 있어가지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겠어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책을 읽기 전에 나였다면 이렇게 답해주었을 것 같다.

"부서를 옮겨봐. 아니면 회사를 옮기는 것도 좋고.." 그렇지만 이 대답은 내가 봐도 현실성 없어보이고 성의도 없어보인다..

"선배의 컴퓨터에 데이터 파일을 전부 삭제해보는건 어떨까?" ...이것도 좀..

 

저자는 이렇게 답한다.

1. 먼저, 자신의 마음을 알아보라고 답했다.

"정말 이 회사 때려치고 도망치고 싶어요.."

그러면 그 전에, 한 번 행동을 해보고, 안되면 그만두자고 말했다.

"나는 부장님의 말씀에 따라서만 일을 하면 되는 거였지. 그런데 선배가 나에게 이래라저래라 해서 부담을 주는거니, 선배를 어떻게든 때어놓아야 되는데.. 어떻하지?"

 

2. 자신이 중심이 되는 삶을 살라고 했다.

심리학에서든, 실제 삶에서든. 타인에 초점을 두고 살아가는 삶은 어떤 경우에도 달갑지 않다. 그리고 더 큰 문제는, 타인은 나에게 사실 그렇게까지 큰 관심이 있지 않다는 점이다. 그래서 저자는 말한다. 자신이 중심이 되는 삶을 살라고. 이 말이 자칫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는데, 이기주의를 말하는건 아니다. 이기주의는 타인을 이용하면서 자신의 이득을 챙기는 삶을 말하는 거고, 자신이 중심이 되는 삶은 순수하게 자신의 마음와 몸 상태에 따라서 살아가라는 말이다.

"선배님. 선배님의 말씀도 맞는 사실이고 좋은 방법이지만, 저는 부장님의 공식적인 지시에 따라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선배님께서 부장님과 얘기를 해보시는건 어떠시겠습니까?"

실제 말할 때는, 자신의 상황을 솔직하게 선배님에게 말해주는 것이다. 위처럼 말한다고 선배가 "그래서, 나보다 부장님이 더 중요하다는건가?" 이런식으로 얘기해도 충분히 반박할 수 있을 것이고. 그렇게까지 감정을 건드리지도 않을 것이다. 이래도 잘못된다면? 마지막에는 도망칠수밖에.

 

언제든지 나는 도망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겁쟁이가 아닌, 마음의 여유가 있는 삶을 살게 된다는 사실을 이 책을 읽으면서 느꼈다. 조금은 마음이 편해진 거 같다.

이 책이 더 풍부한 이야기를 들려주려고 하는데, 서점에서 읽어보는건 어떨까.